아프가니스탄 피랍 사태와 한국 교회의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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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 피랍 사태와 한국 교회의 과제

아프가니스탄에서 탈레반에 억류됐다 풀려난 19명이 지난달 2일 한국을 떠난 
지 51일 만에 돌아옴으로써 인질 사태가 마무리되었다. 하지만 이번 사태를 
계기로 한국 교회는 우리 사회에서 교회를 어떻게 보고 있는가를 피부로 느
낄 수 있었다. 이에 몇 가지를 점검하고자 한다.

첫째, 능동적 정부의 대책이 필요하다.
이번 인질 사태의 해결을 위해 정부가 보인 노력에 먼저 박수를 보낸다. 어
려운 여건 가운데서도 인질들의 안전한 석방을 위해 정부가 보인 노력은 우
리나라가 국제 사회에서 그만큼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
었다. 
피랍자들의 신분에 상관없이 그들은 우리나라의 국민이라는 점에서 정부는 
피랍자들의 신변 안정을 위해 언제나 최선을 다해야 한다. 또 다른 사태가 
발생하지 않아야 하겠지만 정부는 해외에서 발생할 수 있는 자국민의 신변 
위험에 대해 보다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대안을 서둘러 마련해 둘 필요
가 있다. 

n둘째, 여론은 애국 시민의 정서를 함양해야 한다.
인질 사태가 발생할 때 여론은 무엇보다도 온 국민의 애국 시민 정서를 함양
하는 일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여론은 피랍자들의 신분보다 먼저 그들의 
신변 안전에 온 국민이 더 깊은 관심을 가지도록 선도해야 할 의무가 있다. 
이 점에 있어 한국의 방송사들과 언론사들은 결코 책임을 면할 수 없다. 
한 나라의 국민이며 같은 민족인 동포들이 23명이나 외국에서 불시에 무장 
단체에 의해 피랍되었다는 그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그들의 무사 귀환을 위
해 여론들이 앞장서야 했다. 그러나 여론들은 지나치게 피랍자들이 특정 종
교인들임을 앞세웠다는 점에서 여론의 기본적인 의무를 다하지 못했다는 점
은 참으로 유감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셋째, 한국 교회의 선교 정책을 점검해야 한다.
피랍 사태 초기 한국의 언론과 피랍자 가족측에서는 선교 활동이 아닌 봉사 
활동을 강조했다. 그러나 “한국 정부가 21명의 자국민을 구하기 위해 아프
간에서 선교를 포기하는데 탈레반 측과 합의했다”는 사실은 이번 사태의 이
면에는 아프가니스탄의 내전과 관련된 정치적 명분이거나 국제적 
봉사 활동
에 근거한 사회적 명분이 아닌 기독교 선교라는 종교적 명분임을 분명히 밝
히고 있다. 
이로써 탈레반은 이슬람에 대한 기독교 선교 활동 중지라는 대외 명분을 주
장할 수 있게 되었다. 뿐만 아니라 부정적인 시각을 가진 시민들에 의해 한
국 교회의 무분별한 선교 정책이 이번 인질 사태를 불러일으켰다는 지적에 
힘을 실어주게 되었다. 반면에 한국 교회는 선교 정책에 대한 점검이라는 새
로운 과제를 얻게 되었다. 
물론 복음전파는 교회에게 주어진 지상 과제이다. 하지만 복음전파는 그것
이 국내 전도가 되었든, 해외 선교가 되었든 무엇보다도 기독인의 삶의 연장
에서 수행되어야 한다. 신자들은 어느 때, 어느 곳에 있든지 항상 복음에 기
초한 삶을 통해 복음을 나타내어야 한다. 
따라서 한국 교회와 신자들은 언제든지 주변의 부정적인 시선들로부터 비난
을 받지 않도록 먼저 복음에 대한 바른 이해와 복음에 근거한 삶을 통해 이
웃들에게 모범이 되어야 한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한국 교회에 쏟아진 비난
의 목소리들은 한결같이 한국 교회의 내실과 삶에 대해 지적하고 있다는 점
을 결코 간과할 수 없는 이유도 여
기에 있다.

넷째, 복음전파는 교회의 지상 사명이다.
원론으로 돌아가 복음전파는 교회에게 주어진 지상 사명이다. 따라서 교회
는 먼저 복음의 본질이 훼손되거나 오염되지 않도록 보존해야 한다. 우리 사
회에 만연되고 있는 복음의 훼손으로 말미암아 발생한 교회 안의 부조리와 
이단, 사이비들의 무분별한 작태가 결국 우리 사회로부터 한국 교회가 지탄
의 대상으로 부각되었음을 명심해야 한다.
금란교회 사태, 할렐루야 기도원 사태, 만민중앙교회 사태, 소망교회 사태 
등등 크고 굵직한 사건들이 교회 외부의 시각을 부정적으로 만들었다. 그리
고 그 이면에는 한국 교회가 복음의 본질을 순수하게 보존하지 못했다는 근
본적인 문제점이 있음을 각성해야 한다. 
한국 교회는 종교개혁 시대의 개혁자들이 목숨을 걸고 사수한 순수한 복음
과 역사적인 개혁주의 신앙고백을 충실하게 계승하는 일에 총력을 기울임으
로써 교회가 건강하게 장성하는 일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때 비로소 한
국 교회는 복음전파라는 지상 과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

다섯째, 한국 교회의 과제
쏟아지는 비난의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한국 
교회는 피랍자들의 무사귀환을 
위해 연일 하나님께 기도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이제 주사위는 한국 교회
에 주어졌다. 한국 교회가 바른 복음과 개혁주의 신앙을 계승하는 일에 등한
시한다면 다음에는 한국 교회가 하나님의 징계의 대상이 될지 모른다. 이 사
실을 기억하면서 이번 사태의 희생자들과 그 유가족들에게 심심한 위로를 표
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