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투기장화 시대를 맞이하여
김수흥 목사/ 합신교수
우리나라 전국 아파트 값 상승률은 2003년 10월 29일 대책 발표 이후 현재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한다. 6월 14일 국민은행의 ‘주간 아파트 값 동향 조
사’ 결과에 따르면 1주일전 전국 아파트 값 평균 변동율은 바로 전주(前週)
에 비해 0.4% 오른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것은 2003년 10월 29일 부동산 대책
이 나오기 직전인 10월 7일 전주(前週)에 비해 0.5% 상승한 이후 최고 기록
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같은 기간 서울 지역 아파트 가격 상승률은 0.8%에
달해 전국 최고 상승률을 보였으며 서울 지역 중에서도 강남, 서초, 송파구
등 강남지역 상승률이 1.2%에 달해 강북지역 평균 상승률 0.1%보다 12배나
높았다는 것이다.
아파트 값 상승세를 실제 숫자상으로 보면(2005.6.13일자 문화일보) 강남과
분당의 경우 1주일만에 무려 최고 2억 원이나 폭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
난 6월초부터 1주일여 동안 도곡동 아카데미 스위트 53평형이 2억 3,000만원
이
올라 12억원의 시세를 기록한 것을 비롯해 강남구 대치동 아파트 48평형
이 2억원, 압구정동의 49평형이 1억 1,500만원이 오른 11억원 대였다는 것이
다. 이 오름세를 최초로 주도한 분당지역의 상승세도 두드러져 이매동 이매
청구 아파트 49평형이 1주일만에 1억 7,000만원이 올랐으며 정자동의 파크
뷰 78평형도 열흘만에 1억원이 올랐다. 이런 추세는 성남뿐만 아니라 불과
며칠 사이에 인근 안양촌까지 확산됐다. 한 주 사이에 평촌 꿈동아 48평형
이 1억원 이상 뛰었고 꿈건영 3단지 53평형도 9,800만원이나 올랐다.
사실 이런 식으로 아파트 값이 오른다면 돈 가진 사람 모두는 아파트 투기
에 눈을 돌리지 않을 수 없을 것이고 또 돈이 없는 서민들은 내 집 마련이라
는 것은 한낱 소망 사항에 불과하게 될 것이다.
그동안 우리는 땅 투기로 줄줄이 교도소에 들어가는 고급공무원들을 보았
다. 정부의 장, 차관들도 어느 한날 슬그머니 물러나는 것을 보면 많은 경
우 땅 투기에 연루되어 있기 때문이었다. 땅 투기를 막아야 할 사람들이 땅
투기에 열중한 것을 보고 우리는 적지 아니 실망했었다. 이제 우리나라는 아
파트 투기와 땅
투기를 해야 돈을 벌 수 있게 되었다.
1980년대 말경 기준으로 다섯 나라를 비교한 어떤 연구에 의하면 “한국 땅
을 전부 팔면 한국 땅의 10배에 달하는 캐나다를 6번 살 수 있고, 한국 땅
의 5배가 넘는 프랑스를 8번 살 수 있으며, 미국 땅도 절반을 살 수 있다는
결론이 나온다”고 했다. 아마도 지금쯤 누가 다시 연구하면 더 여러 번 살
수 있지 않을까도 생각된다. 최근 신문에 의하면 집권 여당 및 청와대 홈페
이지에는 ‘서민분노가 폭발직전’이라는 비난 글이 쇄도하고 있다는 것이
다.
오마이뉴스의 어느 기자는 “그야말로 부동산 망국론이라 해도 지나치지 않
을 정도로 부동산 투기의 광풍은 끝 간 데를 모를 정도로 이 나라를 휩쓸고
있다… 이러한 일은 지금의 사회분위기로서는 지극히 당연한 현상이기도 하
다. 저금리에 박봉을 쪼개 1년 내내 저축을 하더라도 1,000만원의 저축도 하
기 힘든 실정이다. 하지만 노는 돈이나 금리 낮은 은행돈을 빌려 아파트나
땅에 투자를 하면 가만히 앉아서 수십 억을 버는 일은 식은 죽 먹기다. 이
땅은 완전히 돈 놓고 돈 먹는 ‘로또 천국’이다. 그러니 누가 과연 땀을 흘
려
일하겠는가”라고 꼬집었다.
우리는 이 난국을 맞이하여 망국적인 각종 투기가 없어지도록 힘써 기도해
야 할 것이다. 거품과 투기가 이 땅에서 사라지고 안정된 사회가 이루어지도
록 간절히 기도해야 할 것이다. 우리는 투기가 이 땅에서 없어지도록 기도
할 뿐 아니라 손에 별로 가진 것이 없는 가난한 사람들을 생각해주어야 한
다. 영국 속담은 말하기를 “단지 자신만을 위해서 사는 사람은 살 가치가
없다”고 했다. 성 어거스틴은 말하기를 “순전히 제 한 몸, 제 일만 생각하
는 이기주의자는 부끄러워하라”고 꼬집었다. 우리가 남을 생각하고 구제하
는 것은 보물을 하늘에 쌓는 일이다(마 6:20). 우리가 보물을 하늘에 쌓으
면 갚음 받는 날이 온다고 성경은 말씀한다. 잠언 19장 17절에 “가난한 자
를 불쌍히 여기는 것은 여호와께 꾸이는 것이니 그 선행을 갚아 주시리라”
고 했다. 우리는 가난한 사람을 생각해서 하나님으로부터 복을 받아야 한
다.
우리는 또 우리 자신을 생각해야 한다. 우리 자신을 생각해서 이런 투기나
이기적인 일을 금해야 한다. 예수님은 말씀하시기를 보물을 땅에 쌓으면 불
행하게 된다고 말씀
하신다(마 6:19). 토마스 칼라일은 말하기를 “이기심은
모든 과실과 불행의 원천”이라고 했다.
아파트 투기, 땅 투기, 각종 투기는 하나님의 진노를 살 뿐이다. 생사화복
의 근원되시는 창조주 하나님만 바라보는 것이 이 땅에서 얻는 참된 행복임
을 알아야 한다(마 6: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