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와 화합의 시대’ 열리길
지난 반세기 동안 우리나라의 정치사에 대하여 한마디로 반목과 분열의 시대
라고 언론들은 단정짓고 있다. 이것은 이권주의와 지역 패권주의라는 신종 이
데올로기의 산물이며 우리 국민 모두는 직, 간접적인 피해자가 되고 말았다.
그러나 21세기에 들어서면서 우리 정치는 구태를 탈피하고 새로운 개념의 정
치 문화를 추구하기 시작했다. 이른바 참여와 연대 의식이 고조된 것이다. 이
에 새 시대에 걸맞은 정치 문화가 정착되기 위해 우리의 지혜와 능력을 발휘
해야 할 것이다.
지난 12월 19일 제16대 대통령 선거는 20대들의 반란이라고 언론들은 한결같
이 놀라움을 표했다. 지금까지 정치 참여에 대하여 소극적이던 20대들이 대
거 투표에 참여하였고 그들의 의사가 선거 결과에 반영되었다는 점에서 기성
세대들을 놀라게 한 것이다. 지난 6월 월드컵 축구 대회의 길거리 응원에서
이미 결집되었던 젊은 세대들의 참여 의식이 12월에는 촛불 행진이라
는 평화
적인 범국민 운동으로 발전되었고 마침내 대선까지 이어져 결집된 정치 참여
라는 새로운 변화의 주역으로 자리잡게 되었다.
냉전 시대의 2분법적인 이데올로기를 경험하지 못했던 이들 젊은 세대들은 반
목과 분열로 얼룩진 정치사를 참여와 연대로 새롭게 포장하게 하는 주역이
된 것이다. 그 예로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와 정몽준 씨는 과거 대선 때마다
후보들의 삼각 구도 대결에서 성취하지 못했던 후보 단일화 의견을 과감하게
수용해 후보 단일화에 성공함으로서 신선한 충격을 주었다. 이것은 참여와 연
대라는 젊은 세대들의 주장이 정치권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킨 결과라 해
도 과언이 아니다.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가 “대화와 화합의 시대를 열겠다”고 당선 소감을 밝힌
것은 이러한 시대적인 흐름을 충분히 감안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우리
는 이회창 후보가 정치 일선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히면서 노 대통령 당선자에
게 “훌륭한 대통령이 되어 달라”고 당부한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아무쪼록 차
기 대통령은 국민들의 여망에 발맞추어 대화와 화합의 시대를 활짝 열어주기
를 바란다.
n 2002년을 보내며
21세기 벽두에 우리 교단은 지금껏 어느 교단도 이루지 못했던 교단 통합의
시대를 열었다. 2001년에 있었던 우리 교단과 전 장신 교단의 합동은 “분열
과 이합 집산의 시대에서 연합과 일치의 장을 여는 효시”로 평가받았으며 이
는 21세기의 대화와 화합의 시대를 예고한 쾌거였다(개혁신보 293호 사설).
어쩌면 대화와 화합의 시대는 우리 교단으로부터 시작되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같은 맥락에서 우리 교단은 한국기독교교단장협의회와 한국목회자갱신운동협
의회에서 지난 2년 동안 선도적 역할을 수행하면서 한국기독교총연합회와 한
국기독교교협의회의 단일화 운동에 적극 참여해 왔다. 아직 그 결실을 얻은
것은 아니지만 교계의 적극적인 지지를 받고 있어 두 단체의 연합 활동이 활
발하게 전개될 것이다.
지난 4월 양 기관이 공동 주최한 부활절 연합예배에 이어 신년에도 공동 주최
한기로 한 것 역시 양 기관의 연합이 어느 때보다 공고히 진행되고 있음을 보
여주고 있다. 이 역시 분열의 시대에서 화합의 시대로 변화되고 있다는 증거
이며 우리 교단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에
서 고무적이라 할 수 있
다.
뿐만 아니라 해가 거듭될수록 전국 규모의 교단 행사에 전국 교회들이 적극적
인 참여 의식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도 달라진 우리 교단의 위상을 볼 수
있다. 그동안 자체 제작하거나 타 기관에서 제작한 주일학교 공과를 사용하
던 개교회들이 이제는 총회 교육부에서 발행한 교단 공과를 앞다투어 사용하
고 있다. 그만큼 교육부도 책임 의식을 가지고 예전보다 훨씬 더 좋은 공과
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 서로에게 유익과 격려가 되고 있다.
또한 총회 지도부에서 주관하는 전국 학생수련회에 참여하는 교회수가 해마
다 증가하는 것도 좋은 현상이다. 이는 장차 우리 교단을 이끌고 나갈 미래
의 지도자들에게 우리 교단의 정체성을 심어주고 개혁 신앙의 기틀을 마련하
는 좋은 계기가 되기 때문이다. 이번 수련회에는 대형교회에서도 적극 참여하
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있어 행사를 준비하고 있는 관계자들에게 더 많은 의욕
을 부추기고 있다 한다.
아울러 해를 거듭할수록 많은 호응을 받고 있는 총회 농아촌부 주최 사모세미
나도 우리 교단의 자랑이다. 처음엔 농어촌 지역 목회자 사모들을
위로하기
위해 시작한 세미나가 이제는 도시 지역 사모들과 농어촌 지역의 사모들이 서
로를 이해하고 위로함으로서 도, 농의 간격을 매우는 가교 역할을 톡톡히 하
고 있다.
이처럼 서로를 이해하고 격려하고 힘을 북돋아 주는 역할을 서로 먼저 감당
할 때 우리 교단의 미래는 더 밝고 희망찰 것이 분명하다. 아무쪼록 대화와
화합의 시대에 걸맞은 자세를 가지고 한국 교회의 선두 주자가 되기 위해 우
리 모두 힘과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