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회정책위원회의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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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회정책위원회의 역할

박윤성 목사(은곡교회 원로목사)

지난 총회 이후 총회정책위원회의 활동이 활발해졌다. 몇해전부터 총회정책위
원회의 활동을 강력히 주장해왔지만 그 실효를 거두지 못했다. 그것은 기존 
총회 분위기가 이를 수용할 수 있을 만큼 여유를 가지고 있지 못했던 까닭이
며 또한 교단 분위기가 이를 달가워 하지 않았고 위원회 자체도 이를 적극 밀
고 나가기엔 너무 유약하였다. 

그러나 이제는 교단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다. 기존의 세대들은 자연 도태되었
고 이젠 새로운 세대들이 교단의 주력이 된 것이다. 이렇게 총회의 정치판도
가 달라지면서부터 총회정책위원회의 활동도 힘을 얻게 된 것이다. 

위와 같은 서술(序述)은 우리 총회에 교권 다툼이나 쟁탈이 있어 왔다는 말
이 결코 아니다. 총회의 자연적 흐름이 이와같은 양상으로 변화를 몰고 오게 
된 것이며 또한 시대적 변화가 이와같은 요청을 하게 된 것이다. 

그동안 몇번 모여서 의논한 것은 ①목회와 예배의 갱신 ②타교단과의 연합과 
협력 ③
바람직한 교회의 선거제도 등이었다.

목회와 예배에 있어서의 갱신은 먼저 목회자의 자아 갱신이 앞서야 한다는 것
이었으며 예배는 생동력이 있는 예배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메마른 지적설
교와 교리적인 갈등에 이미 교회는 식상이 난 것이다. 갱신이라고 할 때 변화
하는 상황속에서 효율성 있게 적응하며 새롭게 개선해가는 것이라고 하였다. 
우리는 이때까지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에 준한 예배모범을 써 왔다. 이를 
더 발전시켜 바른 목회와 생명력이 있고 기쁨과 은혜가 있는 예배가 되도록 
예배의 갱신이 강하게 요구되는 때라는 것이다. 유교적인 경직성과 기독교적 
샤머니즘을 교회 예배에서 몰아내는 갱신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두번째로 연합과 협력 문제이다. 이 문제에 있어 교단간의 합동은 어렵겠지
만 협력과 연합은 가능할 것이라고 하였다. 과거 교단합동은 교회에 상처만 
가져왔고 교권자들의 명분만 세워 주었다. 협력과 연합은 큰 교단의 세 과시
에 불과했다. 그러나 시대의 변천에 따라 연합과 협력은 현재 잘 이루어지고 
있는 형편이다. 더욱 발전시켜 가야 할 과제다. 

세번째로 교회선거제도의 갱신
문제이다. 가장 미묘하고 복잡한 사안인 총회임
원선거에 대해서 몇가지 방법으로 줄였다. 첫째로는 선거위원회를 조직하여 
입후보자를 선정하여 투표하는 일이다. 두번째로는 제비뽑기이다. 성경에 자
주 대두되는 제비뽑기가 성경적 매력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강조되었지만 
여기에는 세속적 요행을 바라는 사행성이 게재될 수 있다는 점에 부정되었
다. 세번째로는 총회원로들의 추천에 의한 방법이지만 이것도 역시 인간의 입
김이 작용할 여지가 충분히 있다는 점에서 부결되었다. 

또한 투표의 정족수가 3분의 2 문제도 거론되었다. 목사와 장로 집사투표에
서 동일선상의 3분의 2는 무리한 점이 있다는 것이다. 총회헌법에 목사투표에
서 3분의 2 이상의 투표가 나왔다고 하여도 소수의 사람들이 극력 반대할 때
에 고려의 여지를 두라는 것은 3분의 2의 선에 신축성을 두라는 말로 해석되
기도 한다. 총회장 투표를 위시하여 모든 투표에서 어떠한 방법을 채택한다 
할지라도 거기에는 언제나 불의가 끼어들 여지가 있다. 문제는 하나님 앞에
서 우리의 신앙과 양심을 바르게 가지는 일이다. 이 문제가 해결된다면 어떠
한 방법도 문제가 
될 수 없을 것이다. 우리는 이 새 세기에 신앙과 양심을 바
르게 가지는 갱신부터 가져야 하지 않을까 사료되는 바이다. 이제 이 모든 것
이 총노회의 수의를 거쳐야 할 문제들이다. 

이제 마지막으로 정책위원들에게 부탁드린다. 그것은 많은 현안보다도 한 가
지 문제라도 많은 시간을 두고 재론하고 거듭 상의하기 바란다. 그리하여 최
선을 찾기를 바란다. 우리의 잘못은 깊이 생각지 않고 늘 졸속에 빠지고 있다
는 점이다. 여기서 우리는 좋은 정책을 찾을 길이 없다. 

다음은 지나치게 세기나 시대를 찾지 말기를 바란다. 세기 초여서 그런지 몰
라도 지나친 과민성을 나타내고 있다. 우리는 세기나 시대만을 찾아갈 자들
이 아니며 과거에 매여 주저앉을 자도 아니다. 현재와 미래의 시간도 하나님
께 있고 과거도 역시 그러했다. 우리의 개혁 내지 갱신은 앞장 서서 역주하
는 데만 있는 것이 아니라 서서히 지켜보고 나아가는 것도 한 가지 방편이
다. 

끝으로 겸손하기를 바란다. 한 교단의 정책위원은 그 교단의 진로를 가늠하
는 중책이다. 그러므로 총회정책을 놓고 많이 기도하기를 바란다. 사업위주
로 하지 말고 교회를 사
랑하며 위하는 마음으로 감당하기 바라며 내 주의 주
장보다도 남의 주의 주장을 많이 경청하기를 바란다. 그리고 우리 민족의 고
질인 지방 관념이 개입되어서도 안된다. 교회 전체를 놓고 정책을 입안해야 
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다시 거듭 말하고 싶은 것은 졸속을 피하자는 것이다. 대기는 만성(大器晩成)
이라고 하였다. 그리고 남의 의견을 많이 경청하는 일이 있어지기 바란다. 이
렇게 하여 어느 총회에 뒤지지 않는 정책을 세우고 실천하여 한국 교회 모범
적 교단의 긍지를 가질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