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경재 목사의 소천을 애도하며/지나친 교회력의 부활을 경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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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경재 목사의 소천을 애도하며

한국 교계가 묵묵히 참목자상을 보여준 또 한분의 지도자를 더 이상 만날 
수 없게 되었다. 지난 3월 2일, 고 평암 장경재 목사께서 84세를 일기로 하나
님의 부름을 받았다. 일제 시대에 민족의 수난을 경험하면서 신학수업을 한 
목회자 중에, 특히 평양신학교에서 수학한 목회자들은 거의 대부분 하나님의 
부름을 받았다. 
고인은 한국 교회에 숨겨진 보석과 같았다. 본 교단의 총회장을 역임했고, 
원로 지도자로서 교단의 대소사에 큰 감화를 끼쳐온 고인은 비할데 없이 온화
한 목자로서 일생을 헌신하였다. 고인이 정성을 다해서 섬긴 서울 화곡동 화
성교회만 원로목사를 잃은 것이 아니라, 한국교회가 가장 모범적인 참목회자
를 잃은 것이다. 
고인의 장례예배에서 김명혁 총회장은 다섯 가지로 생애를 흠모하였다. 첫째
로, 고인은 하나님만을 죽도록 사랑하고 충성하였다. 둘째로, 고인은 양무리
들을 뜨겁게 사랑하였다. 셋째로, 고인은 스승 박
윤선 목사님을 존경하고 따
랐다. 넷째로, 고인은 합동신학대학원을 남달리 사랑하고 지원하였다. 다섯째
로 고인은 소박하고 부드럽고 따뜻한 삶을 사셨다. 
한국 교회는 지금 지도자의 부재현상에 직면해 있다. 욕심없이 초교파 모임
을 이끌어나갈 인물, 교단내 의 여러 모임에 사심을 갖지 아니하고 열심히 참
여하며 자상하게 지도해 주는 원로들의 빈공간을 메꾸어 줄 새로운 지도자들
의 출현을 안타깝게 기다리고 있는 형편이다. 본 교단만이 아니라, 연합단체
를 이끌어나갈 새로운 지도자들은 한결같이 원하지만, 장경재 목사님과 같은 
목회자를 하루 아침에 얻을 수 없는 것이다. 
“성도의 죽는 것을 여호와께서 귀중히 보시는도다” (시 116:5)고 성경은 말
씀하였다. 이제 남아 있는 본 교단의 목회자들과 평신도 지도자들과 성도들
은 고인이 남긴 고상한 
신앙인격을 본받고자 더욱 노력해야할 것이다. 하나님께서는 고인의 생애를 
통해서 귀중한 열매를 거두게 하셨고, 그 유업은 이제 남아있는 성도들의 손
에 주어졌다. 유가족들에게 깊은 애도의 마음을 전하면서, 고인과 교제를 나
눈 모든 이들의 마음을 모아서 두 손을 
모은다.

지나친 교회력의 부활을 경계한다

최근 어떤 장로교 신학대학의 예배학 교수가 강력히 ‘예배력’을 주장하게 되
면서, 또한 에큐메니칼 운동의 영향으로 한국 개신교회가 아무런 비판없이 로
마 카톨릭과 동방 정교회의 교회력을 따라가고 있다. 3월 말과 4월 초, 고난
주간을 앞두고 ‘사순절’이라는 절기를 강조하는 프랑카드가 나부끼는 장로교
회를 바라보면서, 갑작스럽게 불어닥친 절기중심의 교
회 운영이 과연 바람직한가 걱정이 앞선다.
우선, 종교개혁자들은 모든 절기와 성자들의 날을 폐지하였다. 칼빈의 제네
바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칼빈 당대에 성탄절을 지켰다는 기록에 대해서도 여
러 이견이 엇갈리고 있고, 요한 낙스의 스코틀랜드 장로교회는 모든 로마 카
톨릭적인 요소들을 철저히 배제하였던 것으로 유명하다. 특히, 로마 카톨릭교
회의 절기행사를 대부분 지켜온 루터파 교회가 스코틀랜드에서 전혀 성공하
지 못한 것도 낙스의 철저한 종교개혁운동 때문이었다.
라틴어로 진행하는 미사는 우상숭배이며, 죄를 공개적으로 고해성사하는 것
이나, 성물을 숭배하는 것, 죽을 자를 위한 미사, 마
리아에게 비는 것, 주일 
이외의 모든 축일이나 성일을 지키는 것도 열심히 폐지하였다. 초대교회로 돌
아가자고 주장한 낙스는 제단과 성상을 제거하고, 수도원과 수녀원을 폐지하
고, 유리창의 성화와 벽화를 뜯어내고, 직업적인 성가대들이 부르는 난해한 
찬송을 감상하지 말고 현대화된 시편찬송을 부르도록 했다.
성직자도 아니요, 독신주의자도 아닌 평신도 인도자가 성경을 읽고 대표기도
를 맡았으며, 모든 성도들이 똑같이 빵과 포도주를 받아 먹고 마시면서 성찬
예배를 거행하였다. 
더욱이 모든 퓨리턴들은 성복 논쟁을 벌인 후에, 가운입는 것을 폐지하기로 
결정하였던 거이다.
최근 교회력은 각종 색깔의 가운과 띠로 장식하는 목사들의 의상을 겸하도
록 하고 있다. 이런 것들과는 상관없이 한국기독교총연합회는 목사들의 예복
과 평상복을 통일하도록 권장하기로 한 바 있었는데, 신앙 개혁운동에 대한 
좀 더 철저한 연구가 아쉽기만 하다. 우리 한국교회가 이런 연합단체들의 영
향으로 인해서, 성경의 가르침과 본질에 대해서는 무관심하면서 습관적으로 
신앙생활을 하게되는 것에 대해서 심각한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다. 

평소에는 경건한 생활에 무관하다시피 살면서, 사순절이 되었으니까 경건하
게 살고, 고난주간이 되었으니까 가급적 오락을 금지해야한다면, 8월의 휴가
철이나, 12월의 연말연시에는 아무렇게 행동해도 괜찮은 것인가? 절기와 축일
을 모두 다 폐지했던 16세기 종교개혁자들의 주장을 다시금 들어야 한다. 외
형이 아니라 내실을 회복하는 교회가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