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장로교회에서는 직분자를 세울 때 공동의회에서 선거를 통하여 3분의
2 이상의 찬성표로 받은 자로 세운다. 목사, 장로, 집사의 선출에 동일하게
3분의 2이상의 득표를 적용하고 있다(헌법 제6장 제2조; 제11장 제1조). 이
법은 오래 전에 고쳤어야 한다고 말하고 싶다. 우리에게 장로교 제도를 전
해 준 나라의 교회에서는 직분자의 선출을 비롯한 모든 결정은 과반수로
하고 있다. 그리고 그것이 이제는 우리의 경우에도 합리적임을 인식한다.
목사는 다수의 지지를 받아야 하므로 교인 3분의 2 이상의 법을 그냥 견지
해야 한다는 생각은 이해할 만 하다. 그러나 3분의 2의 규정을 기타의 직
분자의 선출에도 적용하는 것은 불합리하다. 왜냐하면 목회자의 직능과 다
른 직분자의 직능이 다르며 선거 방법도 다르기 때문이다.
목사를 청빙할 경우 설령 3분의 2를 받았다고 하더라도 소수가 극력 반대
하면 그 소수의 의견을 참작해야 한다(헌법 제 6장 제2조)고 규정하고 있
는데, 그것은 목회 원리를 따른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원리는 다른
직분자
선출의 경우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목사 청빙의 경우에는 대체로 후보자 한 사람을 두고 찬반 투표를 한다.
그러므로 3분의 2의 득표는 그렇게 어렵지 않다. 그러나 다른 직분자의 경
우는 찬반 투표로 하지 않는다. 가령 장로를 세울 경우, 교회는 노회에 청
원을 하여 몇 명의 장로를 세울 수 있도록 허락을 받고 그 수만큼만 공동
의회에서 뽑기로 하되 후보자를 정하지 않은 가운데 3분의 2의 득표를 얻
은 자로 세운다. 그러나 그런 투표 방법으로 당선자를 얻기가 여간 어렵지
않다. 이러한 선거방식은 일반적인 교육 수준이 얕고 규모도 작은 지역 교
회 시대에 적용할 수 있던 그런 법이요 규정이다. 그런 방식을 따라서는
오늘날과 같이 수백명이 모이는 교회에서는 득표자를 얻기가 어렵다. 장로
가 될 만한 신실한 자격을 갖춘 사람이 많을수록 표가 흩어지므로 더 어렵
게 된다. 옛날에는 득표자가 안나오면 얼마를 지나다가 재차 투표를 하였
다. 3차 투표까지 끌고 가는 경우는 흔치 않았다. 마냥 득표자가 없어도 하
나님의 뜻으로 돌렸다.
교회가 성장해 가므로 일군은 필요한데, 불합리한 선거법 때문에 득표자가
없
어 일군을 세우지 못하는 것이 결코 하나님의 뜻일 수는 없다. 모든 교
회가 예외 없이 당하는 어려움을 하나님의 뜻으로 돌리는 것은 미련한 일
이요 위선이다. 그래서 교회마다 달리 해결책을 강구하지만, 별 뚜렷한 원
칙이 없이 하다보니까 편법을 쓰는 것 같아 개운치가 않다. 교회에 일군을
세우는 일은 중요한 일이며 하나님께서 원하시고 명하시는 일이다. 이런
중요한 일을 해묵은, 오늘에 와서는 불합리한 선거법이 방해하고 있다면
총회는 마땅히 그것을 합리적인 법으로 수정해야 할 것이다. 다수 득표자
순으로 배수를 후보로 세워 과반수 득표로 당선되는 것으로 하든지 무슨
합리적인 선거 방식을 강구하여 법을 개정했으면 한다. 개혁을 표방하는
우리 총회부터 먼저 합리적인 선거법을 내놓았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