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목회로 교회의 참 모습을 구현해가는, 새연수교회
기독교 각 교단의 고유한 특색들은 한국 교회 역사의 맥락 속에서 심하게 훼
손된 지 오래다. 이러한 상황은 다양한 스펙트럼을 갖는 방향으로 귀결되었
을 법도 한데 희한하게도 우리나라의 특이한 기독교 부흥 속에서 몇 가지의
교회 형식으로 고착 되어버리고 말았다. 신비주의-카리스마적 리더십의 교
회, 기업 CEO형 리더십의 교회 등은 대형교회로 성장한 몇몇 교회들의 리더
십이 하나의 풍토로 자리 잡은 예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교회의 유형이 과연 주께서 말씀하신 참 교회의 모습을 담아
낼 수 있는가 생각해 보는 것은 옳다, 그르다의 문제와 함께 매우 중요한 문
제이다.
오늘은 현대사회의 급변함 가운데 교회의 참모습을 구현하기 위해 공동목회
라는 새로운 길을 가고 있는 인천 연수구 청학동에 위한 새연수교회를 만나
보았다. 이 교회 목회자들은 이러한 새로운 길을 위해 신대원에서 공부할
때, 교회를 개척할 때부터
많은 고민과 기도, 논쟁과 분담을 통해 이러한 교
회의 리더십을 완성해 가는 중이다.
새연수교회도 초기에는 보통 교회에서와 같이 한 목회자에 의해 인도되었
다. 하지만 여러 힘든 상황을 통해 리더십의 문제를 다시 깊이 생각하게 되
었고, 신대원 시절 배워본 적이 있던 공동목회를 시도하게 되었다.
서로의 신학과 은사, 여러 다른 부분들이 많은 토론을 거쳤음에도 불구하고
처음에는 잘 맞지 않았다. 하지만 서로를 채워주자, 메워주자는 생각으로 점
점 하나가 되어갔다.
처음 함께 하였던 3명의 공동목회는 특별한 사정으로 한 분의 목회자가 타교
회로 부임해 가 현재 임효영, 김수환 목사 2명이 교회를 이끌고 있다.
초기에는 그야말로 수학적 나눔의 형태로 공동목회를 했다. 주일설교도 3개
월씩 했을 정도로 나눔에 철저했다. 하지만 이러한 기계적 나눔은 성도들이
적응하는데 매우 어려움이 있었다. 한 목사의 설교가 익숙해 질 즈음 새로
운 설교 스타일이 시작되니 성도들이 정신을 차리기가 힘들었다(?)고 한다.
시행착오를 거친 후 각각의 은사를 따라 예배 설교, 성경공부, 여러 사역들
을 세밀하게 분
담하였다고 한다.
이러한 특이한 교회 형태에 처음에는 주변에서 이단의 오해까지 받았다. 본
교회 성도들도 익숙해하지 않는데 주변의 시선이 예사롭지 않은 것은 오히
려 당연한 일이었다. 대외적인 여러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임효영 목사는
아버지의 역할을, 김수환 목사는 어머니의 역할을 감당하는 방향으로 여러
문제들을 해결해 나아갔다.
새연수교회의 공동목회는 목회자들 간의 공동목회가 결코 아니다. 그렇다면
별다른 어려움이나 새로움도 없었을 것이다. 이 교회의 공동목회라 함은 목
회자와 성도들의 공동목회이다. 결국 제직들도 목회에 참여하고 각 그룹의
리더들도 목회에 깊이 참여한다.
새연수교회 목회자들과 성도들은 모든 교회의 여러 사역과 사업들, 비품 구
입에 이르기까지 함께 고민하고 기도하고, 회의하고 결정한다. 그래서 모든
성도들은 교회의 일을 목사의 일로 생각하지 않고 자신들의 일로 생각한다.
자연이 교회가 자신의 교회가 되어가는 것이다.
이러한 교회의 특색 때문에 보통 교회에서 목회자들이 성도들에게 강력한 요
구와 애원으로 나가야 하는 전도도 새연수교회에서는 성도들
이 먼저 요청해
와 차 전도를 나가기 시작했다고 한다.
설교 주제나 성경공부 주제 같은 것도 성도들의 요구와 필요가 빠르게 적용
되어 그야말로 소통이 이루어지는 교회 형태를 가지고 있다. 앞으로 더 교회
가 부흥하게 되면 교회의 모든 대소사를 공동의회에서 결정할 수는 없겠지
만 현재는 많은 성도들이 교회에서 거의 자기의 몫을 찾아가고 있다.
새연수교회는 아이들이 많은 교회이다. 특이한 형태 때문에 그런지 모르겠지
만 젊은 성도들이 압도적으로 많이 있다. 그래서 아이들도 성도 수에 비해
많은 편이다. 교회 예배에는 모든 성도가 참여해야 한다는 목회철학이 뚜렷
한 새연수교회에서는 그래서 예배도우미가 아이들의 예배를 돕는다. 놀아주
는 놀이도우미가 아닌 예배도우미이다. 아이들이 교회의 손님이 아닌 당당
한 주체가 되기 때문이다.
새로운 생각이나 착상을 행동으로 옮기는 일은 예나 지금이나 상당히 힘든
일이다. 그래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미 여러 사람들이 시행착오를 겪고 만
들어진 편안한 길을 걷고 싶어 한다.
게다가 새로움은 언제나 낯섦과 두려움을 동반한다. 그래서 어떤 일의 선구
자에게라도 담대함은 최고의 덕목이 된다.
아직은 힘든 초창기인 새연수교회가 이러한 믿음의 담대함을 굳게 가지고 참
교회의 모습을 연수구에 펼쳐가길 기자도 함께 소망한다.
(이은숙 기자)